시중은행들 “금리 인하” 역설
평균금리 오르거나 소폭 하락
“은행 대출금리가 내렸다는데, 왜 내 이자는 안 줄어드나.”
.
24일 은행연합회 가계대출금리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달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의 총평균금리(서민금융 제외)는 5.80%로 전달(5.75%)에 비해 0.0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6.62%까지 치솟았던 총평균금리는 지난 2월(5.75%)까지 연달아 하락했지만, 3월 들어 돌연
상승세로 전환했다.
주목할 점은 지난 3월에도 은행들이 잇달아 대출금리 인하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9일부터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전 상품의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하는 등 이자 경감
방안을 발표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24일 개인고객 대상 금리인하 등을 담은 1000억원 이상 규모의 ‘상생금융
확대 종합지원’을 발표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도 서민금융 상품 등 다양한 대출의 금리 인하 방안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5대 시중은행의 공시 대출금리도 줄어들었다.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들이 공시한 개인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 2월 말 기준 5.46~7.02%에서 3월 말 4.87~6.14%로 상·하단 각각 0.88%포인트, 0.59%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실제 취급된 평균금리는 이와 반대로 증가하거나, 소폭 하락에 그치며 은행권이 ‘생색내기’ 금리 인하
방안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3월 이후 공시금리 하단이 3%대까지 내려온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도 3월 기준 총평균금리(4.77%)가 2월(4.84%)에 비해 0.07%포인트 감소한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고정금리 주담대 공시금리는 4.30~6.31%에서 3.66~5.82%로 상·하단 각각 0.49%포인트, 0.64%포인트 감소했다. 감소율을 비교하면, 공시금리 감소액의 약 10% 정도만이 실제 취급금리에 반영된 셈이다.
은행권은 신용점수가 낮은 차주의 비율이 늘어나는 등 표본 구성에 따라 기존 금리 흐름과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용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 상에서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실제 3월 중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의 신용점수는 5대 은행 각 평균 896~941점으로, 지난 2월(895~943점)과 큰 차이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