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만에 금리상단 7%대로
국내은행 자금조달 비용 올라
30년만기 3억 대출 영끌족
금리가 0.3%P 더 올라가면
총 이자부담 1900만원 늘어
전 세계 시장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금리가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국내외 은행 대출금리도 덩달아 뛰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7%대로 치솟으면서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한 사람) 등 가계 이자 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의 주담대 최고금리는 연 7%를 넘어섰다. 지난 5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17∼7.12%로 집계됐다. 6%대를 유지해 왔던 주담대 금리 상단이 9개월 만에 다시 7%대로 올라선 것이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5대 은행의 주담대 하단은 3%대를 유지했지만, 1주일 만에 4%대로 올라섰다.
미 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세 탓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의 10년물 금리가 4.8% 돌파하며 2007년 이후 최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 미 국채금리는 은행채를 포함한 전 세계 회사채의 기준 역할을 하는 만큼 국내 은행의 자금조달비용 역시 오름세에 놓이게 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 은행권의 혼합(고정)형 주담대의 준거 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AAA등급 5년물의 수익률은 전날 기준 4.755%로 집계됐다. 올해 3월 초(4.564%) 이후 7개월 만의 최고치다. 단기물인 금융채 6년물 금리(4.0170%)도 꾸준히 올라 4%를 돌파했다.
‘영끌족’들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만기가 긴 주담대는 작은 금리 변화에도 차주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일례로 3억 원을 30년 만기로 대출(원리금 균등 상환)받을 경우 금리가 0.3%포인트 상승하면, 총 대출이자 부담은 약 1900만 원 늘어나게 된다. 금융권에선 1년 전 ‘레고랜드 사태’ 때 유치했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시점이 대거 도래함에 따라 수신 경쟁이 가열되고, 은행채까지 올라 은행 자금조달비용이 늘어나면 주담대 금리 상승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차주들은 주담대 최고금리가 8%대를 육박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실제 미국의 경우 모기지(주담대) 금리가 8%에 근접하며 2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5일(현지시간) 30년 만기 고정금리 평균이 지난주 연 7.31%에서 7.49%로 상승했다고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모기지 금리는 8월 중순부터 7%를 넘어섰으며, 이로 인해 모기지 신청은 2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