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 최정훈이 남극의 지독한 현실을 이야기했다.

10월 9일 방송된 KBS 2TV 공사창립 50주년 대기획 ‘지구 위 블랙박스’에서 최정훈이 이상과 다른 남극을 마주했다.

이날 방송에서 2054년 블랙박스 센터 기록자인 윤(김신록)은 2023년에 뮤지션들이 기후 위기를 강조하며 남긴 다큐멘터리 자료를 확인했다.

영상에는 잔나비의 최정훈, YB의 윤도현이 등장했다.

최정훈은 “남극을 처음 딱 마주했을 때 진짜 기분이 이상했던 것 같다. 극지가 다른 곳에 비해서 2~3배 정도 기후변화가 빠르다고 들었다. 그런 거를 눈으로 확인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남극으로 향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후 최정훈은 경유지인 애틀랜타에서 11시간 대기 후 9시간의 비행 끝에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이후 9시간을 더 대기한 끝에 푼타아레나스에 도착했다.

하지만 그는 "오랜 시간 비행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코로나 때문에 무균 상태로 남극에 들어가야해서 칠레에서 5일간 경유했다. 그러다 갑자기 남극 날씨가 안 좋아져서 격리를 더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계속 기다리고 있는데 새벽에 갑자기 연락이 왔다. 정말 힘들게 탑승했다”라며 힘든 여정을 이야기했다.

최정훈은 인천 출발 190시간 만에 남극 땅을 밟았다. 그는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도취감이 들 정도로 내 인생 최대의 경험을 하고 돌아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당시의 감정을 떠올렸다.

하지만 최정훈은 "내가 생각했던 남극의 모습과 정반대였다. 어딜 가든 눈이 덮여 있고 얼음이 덮여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여름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눈이 너무 없었다. 지구 온난화 때문에 눈이 다 녹아서 대지가 완전히 드러나 있었다"라며 심각해진 지구의 현실을 이야기했다.

최정훈을 환영한 남극 진동민 월동연구대 대장은 "생각보다 춤지 않다"라는 최정훈의 말에 "(일부 지역은) 눈이 하나도 없다. 남극도 기후 변화 때문에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라고 했다. 방송에는 최근 10년 간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 식물들의 개체 수가 늘어나고, 환경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는 소개가 이어졌다.

그런가 하면 최정훈은 녹아내린 흔적이 가득한 남극을 목격하고, 빙벽에서 떨어진 유빙이 녹으면서 들리는 소리에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대장은 "그냥 언 얼음이 아니라 눈이 압착이 된 거라 그 안에는 옛날 기체가 있다. 유빙이 녹으면 수백년 전 공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소리다"라고 설명했다.

최정훈의 영상을 본 윤은 "빙하가 녹고 있다. 이러다 큰일 난다. 진짜 그냥 말 뿐이었어"라고 했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태평양 도서국들이 수몰 위기에 처해있던 2023년의 현실을 꼬집었다.

한편 KBS 2TV 공사 창립 50주년 대기획 ‘지구 위 블랙박스’는 거주 불능 상태인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데이터 센터 블랙박스’의 유일한 기록자(김신록, 박병은, 김건우)가 2023년의 뮤지션들이 남긴 ‘기후 위기 아카이브 콘서트’ 영상을 발견하게 되는 스토리를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