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생산 공장 건립 첫 추진
베트남 공장 건립 전대차 계약 체결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둔 하이트진로가 소주의 세계화를 위해 베트남에 해외 첫 소주 생산공장을 건립한다.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을 만나면 자주 하는 질문이 있다. K영화, K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녹색 병’의 정체가 뭐냐고. 녹색 병 앞에만 앉으면 주인공들이 사랑을 고백하고, 속마음을 술술 얘기하고, 울고 웃는다는 것이다. 녹색 병은 한국인의 국민주, K소주다. 소주는 그렇게 한류 콘텐츠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각인됐다.
그 소주가 이제 국민주를 넘어 세계인의 술이 될 조짐이다. 연간 수출량이 1억 상자(한 상자 30병)를 훌쩍 넘는다. 최근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등 과일소주를 병째 들고 마시는 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병당 가격은 약 7000원으로 한국(5000원)보다 높다.
특히 베트남을 해외 생산 거점으로 삼은 이유는 베트남의 지리적 입지와 물가, 물류 접근성, 인력확보 용이성 등 때문이다.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타이빈성은 수도 하노이와 인접해 있고, 국제공항과 항구, 해안도로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생산가능 연령대 인구 비중 역시 약 114만명으로 타이빈성 전체 인구의 57%를 차지한다. 아울러 현지 생산을 통해 국내 대비 낮은 인건비로 원가 경쟁력 확보와 국가별 다양한 용기와 용량, 패키지 적용이 가능하게 된다.
하이트진로의 베트남 공장이 자리잡은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는 지난 2019년 타이빈 경제특구 마스터플랜에서 승인됐으며, 2020년말 착공했다. 총 면적 약 178만평으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대만 등 국적의 기업들이 입주하고 있다.
지난 13일 베트남 타이빈성에서 열린 계약체결식에는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이사와 황정호 법인장, 응웬 띠엔 타인 상임부서기장, 응웬 칵 턴 타이빈성장, 부이 테 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 총괄사장 등이 참석했다.
황정호 하이트진로싱가포르 법인장은 “해외 소주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 원가 경쟁력, 현지 브랜드 및 제품 출시 가능성 등을 위해 해외 공장 건립을 추진했다”면서 “베트남 소주 생산 공장은 하이트진로 소주 세계화 사업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