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만화를 보고 자라면서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은
나를 노력하게 해주었지만
이제 사회물을 먹기 시작하면서 위대함에 이르지 못함을
자책하며 나를 좀먹는 일이 되기도 했음.
이런 즈음에 소설을 다양하게 읽기 시작했음.
고전이던 SF던 판타지던 무협이던.
여기저기 동호회도 나가보면서 다양한 사람들이랑
어울려 보기도 했고.
그리고 생각하게 된게 세상에 가치 있는 일이란 건 없구나.
위대함이란 따로 없고 허상이구나.
위대함, 트로피, 가치는
그저 그 컨텐츠를 좋아하는 이들이 그것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만들어 놓은 장식품 따위이지,
그것을 가지지 못하였다고 내가 슬퍼할 이유 따위는 없구나.
라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음
개가 공을 쫓는 일을 사랑하고 즐기듯
인간의 삶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고
각자가 취향과 체질, 적성에 따라
사랑하는 일을 즐기면서 살아가면
그걸로 충분히 아름다운 일이구나.
언젠가 뉴스에서 보았던,
닌텐도 동물의 숲을 몇 천시간 즐기셨다는
할머니도 사랑하는 것을 하며 삶을 즐기신거고,
헬스장에서 스파이더맨 영화를 보며 러닝하시는
할아버지도 너무 멋져 보였어.
건강하게, 사랑하는 것을 즐긴다는 근거로.
더 사랑하는 것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탐방하며 여행하는 것도 좋은 일이고
이미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며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이고.
어떤 소설에선,
다른것을 사랑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즐겁고,
증오하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하는게 와닿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