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소획횡은 횡령제에 언제나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물건을 반환하지 않은 경우 성립한다.
특별히 회사 비품을 관리, 보관하는 직원이 아닌 이상,
직원들은 회사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아니기 때문에 횡령제가 성립될 여지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확횡이 죄가 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타인의 재물을 그 타인의 허락없이 가져가는 것은 절도죄에 해당한다.
즉, 회사의 재물인 회사 비품을 직원이 마음대로 가져가면 절도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문서 출력 몇 장 한 것뿐인데 뭐 어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훔친 재물의 양과 상관없이
절도죄에 해당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휴대전화를 충전한 것은 전기를 사용한 것이지 회사물건을 취득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 법은 '관리할 수 있는 동력'도 절도죄에서 말하는 재물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니 회사에서 개인 전자제품을 충전하는 것은 회사의 재물을
훔치는 행동이 된다. 회사물건을 마음대로 가져가는 것 말고 잠시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 것은 어떨까? 이런 행동은 절도가 아니다.
절도란 타인의 소유물을 내가 '소유'하겠다는 의사로 가져가는 행동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석을 법률용어로 '불법영득(不法領得)의 의사'라고 한다. 회사 비품실 박스에서 펜을 여러 자류
꺼내 와, 그중 일부를 '가지려고'가방에 몰래 넣는것은 불법영득의 의사로 한 행동이지만,
그 펜으로 연애 편지를 쓰려고 가져왔다가 다시 비품실에 가져다 두는 것은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다.
전자는 절도이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다. 후자를 '사용절도'라고 한다.
소확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