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하고 짧은 푸퍼 숏패딩 인기
본격 강추위엔 ‘롱패딩’ 찾을 수도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추워진 날씨에 온라인 패션몰에서 패딩을 한 벌 주문했다. 방한 효과가 더 좋다는 롱패딩과 올겨울 유행인 숏패딩 사이 갈등하다 결국 유행을 따라가기로 했다. A씨는 “한파가 걱정되긴 하지만 ‘멋’을 위해서라면 트렌디한 숏패딩을 택한 게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흔히 ‘김밥 패딩’, ‘이불 패딩’ 등으로 불리던 롱패딩의 시대가 저물고 숏패딩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부피가 크고 길이는 짧은 푸퍼 스타일이 숏패딩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고물가 속 소비 침체에 시름하던 백화점도 숏패딩 인기 덕에 모처럼 활짝 웃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정기세일 매출이 지난해 세일 시즌보다 20% 증가했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겨울 외투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패션 매출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올겨울 트렌드인 숏패딩 인기에 힘입어 아웃도어 매출은 45%나 신장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도 매출이 23.1% 늘었다. 본격적인 추위에 패션 매출이 강세를 보였고, 세일 초반 사흘간은 신세계그룹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쓱데이’와 겹쳐 시너지 효과를 냈다. 스포츠(36.7%), 영패션(23.2%), 여성패션(22.0%) 등 매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현대백화점은 이 기간 매출이 22.6% 늘었다. 최고 기온이 영상으로 비교적 높았던 17∼23일 매출은 9.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한파가 닥친 24일 이후의 매출은 신장률이 31.1%로 뛰었다. 영패션(49.7%), 스포츠(27.5%) 매출 증가세가 특히 높았다.
패션업계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모델 이효리를 내세워 ‘이효리 숏패딩’을 선보인 리복를 비롯해 노스페이스 등 아웃도어 업체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짧은 기장의 푸퍼 패딩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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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롱패딩 낙관론’도 나온다. 숏패딩 인기는 일시적일 뿐, 본격적인 한파에 접어들수록 다시 롱패딩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최근 아침 체감온도가 영하 14도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심한 추위가 오자 다시금 롱패딩을 구매하려는 이가 증가했다.
신세계톰보이가 운영하는 여성복 지컷(g-cut)은 강추위가 시작된 지난 11월24일부터 이번 달 3일까지 열흘간 롱패딩 매출이 직전주 같은 기간(11월14~23일) 대비 100% 증가했다.
기존에는 숏패딩이 대부분이었던 에스아이빌리지(신세계인터내셔날 온라인몰) 내 여성 패딩 품목 인기 순위도 이 기간 롱패딩이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전까지는 어둡고 투박한 디자인의 롱패딩이 인기였다면 올해는 날씬해 보이면서 세련된 스타일과 아이보리 등 밝은 색상이 인기라는 설명이다.
이커머스 위메프 역시 변덕스러운 날씨에 최근 한 달간 롱패딩 구매가 166% 급증했다. 숏패딩 거래액 신장률도 72%로 낮지 않았지만 추운 날씨에 보온성을 강조한 롱패딩이 더 많이 팔렸다고 위메프는 밝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다리까지 덮는 롱패딩이 유행했지만 올해는 스타일과 활동성을 모두 살린 숏패딩이 대세”라면서 “다만 추위에 장사 없듯 한파가 몰아치면 롱패딩을 찾는 이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