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반항심을 엔진 삼아 나아가는 패션 트렌드, 몇 시즌 동안 런웨이를 군림했던 로우 라이즈의 시대가 조금씩 저물어갑니다. 지금부터는 정확히 반대 지점에 있는 하이 웨이스트 스타일이 그 자리를 차근히 채울 예정이죠.
테일러드 팬츠로 자연스럽게 복귀를 알린 하우스도 있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하이 웨이스트 ‘데님’입니다. 런웨이에서 허리와 배꼽을 단정히 가린 데님 실루엣을 마주한 건 실로 오랜만이었거든요. 청바지야말로 우리 일상과 가장 끈적하게 맞닿아 있는 아이템이니, 미리미리 익혀두기도 좋죠.
실루엣은 좀 더 단정해졌습니다. Y2K 트렌드를 명목으로 장식과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내세우던 지난날과는 달라요. 팬츠보다 뚜렷한 존재감을 발휘하던 두꺼운 벨트도 찾아볼 수 없었고요.
![](/wys2/file_attach/2023/07/28/1690527815_22746.jpg)
![](/wys2/file_attach/2023/07/28/1690527825_92922.jpg)
Alaia F/W 2023 RTW
가장 우아한 라인을 완성한 건 알라이아입니다. 벌룬 스타일과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냈거든요. 길쭉한 라인도 모자라 벌룬 스타일의 셰이프 덕에 허리선이 자연스럽게 돋보였죠. 청청 패션도 충분히 모던하고 감각적일 수 있다는 걸 증명했고요.
![](/wys2/file_attach/2023/07/28/1690527876_98492.jpg)
![](/wys2/file_attach/2023/07/28/1690527888_46027.jpg)
Rokh F/W 2023 RTW
좀 더 현실적으로 와닿은 건 와이/프로젝트와 록의 실루엣이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각각 쇼츠에 싸이하이 부츠, 더블 웨이스트 데님으로 다른 길을 추구하고 있긴 하지만요. 가뿐한 톱과 넉넉한 핏의 하이 웨이스트 데님이 풍기는 쿨한 무드를 실감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wys2/file_attach/2023/07/28/1690527931_43416.jpg)
반면 끌로에는 묵직함을 선택했습니다. 측면에 큼직한 메탈릭 아일렛을 가미한 거친 텍스처의 와이드 데님으로 말이죠. 오버사이즈인데도 예리한 실루엣을 잃지 않은 티비의 스타일도 인상 깊었고요.
![](/wys2/file_attach/2023/07/28/1690527954_52355.jpg)
![](/wys2/file_attach/2023/07/28/1690527964_29716.jpg)
하이 웨이스트 스타일이 그냥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는 걸 확신하게 된 건 로에베의 2024 S/S 남성복 컬렉션 덕분입니다. 시종일관 명치 부근까지 바짝 끌어올린 팬츠로 의심을 거두어주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