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하고 튀어오르다', 혹은 '깜짝 놀라게 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팝업(Pop-up) 스토어(Store)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온라인 기업들과 명품 뿐만 아니라 뷰티와 식품기업들까지 팝업스토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짧은 기간 운영되는 오프라인 소매점’은 실상 이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 형태다. 고객들의 방문 효과가 전체 매출로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짧고, 효과를 측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2002년 미국 대형할인점 타겟(target)이 매장 부지를 구하지 못해 임시 매장을 설치한 것이 시초라고 알려진 팝업스토어는 이커머스가 발달하고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구매를 하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주로 패션 브랜드들이 시작했다. 하지만 점점 다양한 카테고리의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최근에는 드라마, 음악,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등은 물론 유통기업들과 플랫폼기업들까지 이를 홍보와 판매의 장으로 활용하면서 경험과 감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굿즈(Goods)를 판매하기도 한다. 뉴진스나 에스파 같은 연예인들이나 홍성우 박사같은 인플루언서들도 홍보를 위해서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에게 팝업 스토어 열풍은 말 그대로 ‘대단’하다. 인스타그램에 ‘#팝업스토어’를 검색하면 60만 4,000개의 게시물이 있을 정도다.

길어야 한 달, 보통은 1~2주만 반짝 운영하고 사라지는 곳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매장 안은 아낌없이 돈을 쓴다. 특성상 샘플 수준에서 제작해야 하는 제작물들과 오브제들은 시즌성까지 강해서 전문가의 손으로 만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테리어비용은 생각보다 훨씬 높은 경우도 많다.

임대료 수준도 일반매장과는 완전히 다르다. 팝업스토어의 성지라고 불리며 작게는 30개, 많게는 50여 개의 팝업스토어가 동시에 운영된다는 성수동의 임대비용은 크기나 위치에 따라 일 임대료가 200만 원부터 2500만 원에까지 이른다. 기획비용까지 더하면 웬만한 매장 하나를 차리는 비용이다. ROI(Return On Investment,투자이익률)를 모를 리 없는 기업들은 왜 이토록 팝업스토어에 집착하는 것일까?

첫째, 다양한 효과 때문이다. 한때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이 일반매장보다 비용적으로 저렴하고 유연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제대로 세팅을 하려면 일반적인 오프라인 매장보다 저렴하게 운영하기 어렵다. 그러나 잘 만든 팝업스토어는 확실히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끌 수 있다. 처음 시도하는 색다른 콘셉트와 디자인, 한정된 기간과 상품 등은 소비자들에게 특별함과 긴장감을 제공한다. 풍부한 스토리와 서사, 인상적인 스팟이 있으면 방문객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된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홍보하고 소문을 유발시킨다. 홍보 등을 감안한 전체 비용으로 따지면 기업들은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팝업스토어에서만 판매하는 상품들은 상품이 아닌 굿즈로 인식되면서 판매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일방적으로 돈만 쓰는 광고나 홍보와는 다르다.

둘째,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를 높일 수 있다. 팝업스토어는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을 제한 없이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체험하게 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충성도를 단기간 내에 증가시킬 수 있다.

2010년대 이후 경험을 소비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팝업스토어는 일종의 ‘액티비티(activity)’가 되었다. 도심에서 일상복을 입고 질 좋은 사진기를 들고 마치 테마파크에 들어서는 것과 같다. 이들은 인플루언서가 다녀간 매장이 궁금하고 반짝하고 유명세를 탄 식당들이 반갑다. 대기줄이 길수록 관심은 더 크다. 기꺼이 줄을 서며 외관과 인테리어를 감상하고 입장해서는 직원들이 보여주는 프로세스과 퍼포먼스를 구매한다.

우려도 있다. 그중 하나가 쏟아지는 건축 폐기물 쓰레기와 소음 문제다. 그래서 인테리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대형 구조물들과 가벽 설치를 최대한 줄이고 매장을 꾸미기 위해 소품들은 대여하거나 재활용하는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고객들은 쓰레기와 소음, 불편을 만들어 내는 테마파크를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출처] 어패럴뉴스(http://www.appare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