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AI 노출 지수' 분석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 중 약 12%인 340만여 개는 인공지능(AI) 기술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AI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기 위해선 기존 일자리를 그대로 지키려고 노력하기보단, 새로운 기술을 활용할 수 이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오삼일 한국은행 고용분석팀장은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노동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인구구조 변화, 다가오는 AI 시대의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 모색’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오 팀장은 자체적으로 ‘AI 노출 지수’를 산출해서 국내 일자리 중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큰 일자리를 약 341만개 추려냈다. AI 노출 지수 상위 20%에 해당하는 직업의 근로자 수를 더한 결과다.

AI 노출 지수는 AI 특허 내용과 직업별 주된 업무를 비교해서 현재 AI 기술로 직업별 업무가 얼마나 대체될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것이다. AI 노출 지수가 높으면 그만큼 AI 기술로 대체되기 쉽다는 뜻이다.

그런데 고소득·고학력 근로자일수록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서 AI 노출 지수도 높았다. 과거 산업용 로봇은 단순·반복적 업무를 대체해서 저소득·저학력 근로자가 주로 영향을 받았는데, AI는 이와는 다르게 작용하는 것이다. AI 노출 지수가 높은 직업에는 일반 의사(노출 지수 상위 1%), 전문 의사(7%), 회계사(19%), 자산운용가(19%), 변호사(21%) 등이 포함되어 있다. 오팀장은 "AI는 반복적이지 않은 업무를 대체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성직자(하위2%), 대학교수(하위2%), 기자(하위14%) 등은 AI 노출 지수가 낮았다. 포교(布敎)나 강의처럼

대인 관계가 얽히는 직업일수록 AI 노출 지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오 팀장은 "새 기술은 기존 일자리를 '대체'하기도 하지만,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한다"며 "앞으로 AI를 활용한 생산성 증대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AI로부터 일자리를 지키려고 애쓰기보다는, AI를 활용하는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경제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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