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션 기업의 80% “향후 2년간 중국 소싱 축소”
인도, 방글라데시 제치고 새로운 소싱 강국으로 부상
소싱 리스크 관리, 패션 기업의 주요 해결 과제 등장
 

중국과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 아시아 3국 중심의 대미 의류 수출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미국의 주요 의류 수입 패션 업체들이 여전히 아시아를 떠나지 않고 있지만, 그 속에서 소싱 다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패션산업협회(US Fashion Industry Association)는 델라웨어 대학교와 공동으로 작성한 연례 보고서 ‘패션 벤치마킹 스터디’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고, 미국 패션 기업들은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42.9%가 미·중 양국 관계 악화와 신장 강제 노동 문제 등으로 인한 소싱 리스크를 우려해 중국 생산 비중을 2018년 18.5%에서 올해는 10% 미만으로 줄였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국 생산 소싱 비중을 30% 이상 유지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2018년 40%에서 올해는 21%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했다. 응답자의 60%가 더 이상 중국 소싱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편 오는 2026년까지 향후 2년간 중국 소싱을 줄이겠다는 응답자는 80%에 달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 의류 소싱 기지가 경제적 측면에서는 수직적 생산 시설, 미니멈 오더 수용 능력, 유연성과 민첩성, 소싱 코스트, 시장 접근 속도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강제 노동, 지정학적 긴장 등 비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미국 패션 업체들이 리스크 감소 노력을 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가장 수혜를 보는 나라로 인도가 지목됐다. 인도는 세계 3위 섬유 수출국이지만 의류는 베트남에 이은 4위 국이다. 대미 수출은 면제품이 74%(2023년)로 셔츠, 드레스가 주종을 이뤘다. 패션산업협회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0%가 오는 2026년까지 인도 소싱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인도는 아시아 다른 경쟁국들에 비해 수직 통합 생산 시설과 유연성, 민첩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수출용 원자재의 수입 의존도도 낮다. 또 미국과는 전략적 파트너로 지정학적 소싱 리스크가 적다는 점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소싱 가동률은 중국 100%에 이어 베트남과 함께 89%로 86%의 방글라데시를 추월했다.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48%는 오는 2026년까지 2년간 방글라데시 소싱을 늘리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것은 2023년 52%, 2022년 58%에 비해 큰 폭의 내림세로 비교됐다.

의류 소싱국 방글라데시가 인도에게도 밀리고 있는 요인으로는 최저 임금 인상을 둘러싼 소요 사태 등 사회 불안 리스크, 베이직 면 제품과 니트 제품에 국한된 생산 다각화의 한계, 인프라로 인한 선적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에 비해 베트남은 모든 기준에서 균형있는 소싱국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향후 2년간 베트남 소싱을 늘리겠다는 응답자는 38%로, 2023년 52%보다 크게 줄었다. 응답자의 22%는 베트남 소싱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크게 흠 잡힐 일이 없으면서도 소싱이 줄어드는 이유를 미국 패션 기업들의 다각화 노력 때문으로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 패션 기업들이 중국, 방글라데시, 베트남 소싱을 줄이는 대신 인도를 비롯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CAFTA_DR(도미니카 공화국과 중남미 자유무역 협정) 회원국 등으로 소싱 다각화를 꾀하고 있지만, 큰 틀에서 아시아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미국 패션 기업들의 올해 도전 5대 과제로 1.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 2. 강제 노동과 서플라이 체인 관리 3. 선적 지연과 서플라이 체인 붕괴 4. 지정학, 기타 정치 불안에 따른 소싱 관리 5. 보호 무역 정책 대응 등을 꼽았다.

1, 2번 과제는 지난해와 같은 테마지만, 3번은 지난해 6위에서 4위로, 5번은 지난해 8위에서 격상된 것이다.

 
이번 조사는 4~6월에 걸쳐 미국 30개 리딩 패션 기업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출처] 어패럴뉴스(http://www.appare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