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에서 80대 남성이 이웃을 돕기 위해 5년간 모은 동전 수천개를 기부했다.
지난 19일 상주시 모서면 행정복지센터. 출입문이 열리자 한 남성이 묵직한 황금색 보자기를 들고 들어왔다. 백학 2리에 거주하는 김이봉(81)씨였다. 김씨가 탁자 위에 보자기를 풀고 나무 토막 형태로 조각된 저금통을 꺼냈다. 생수 4~5ℓ 가량이 들어갈만한 크기의 저금통을 열자 100원·500원 주화 등 동전 5864개가 보자기 위로 가득 쏟아졌다.
김씨가 모은 동전은 총 70만 780원. 지난 2019년 1월부터 이달까지 햇수로 5년간 매일 꾸준히 동전을 모은 결과였다. 김씨는 평소 백학리 이장, 노인회장 등을 맡으며 이웃 간 교류에 앞장섰다. 그러던 김씨가 과거 지인에게 나무 형태로 조각된 저금통을 선물받은 뒤, 집안 곳곳에 박혀있던 동전이나 물건을 사고 남은 거스름돈을 저금통에 조금씩 모았다고 한다.
반쯤 취미 삼아 동전을 모으던 김씨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이들의 소식을 접한 뒤 저금통을 불려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김씨는 아내와 함께 매년 평균 1170여개의 동전을 차곡차곡 모아 이날 기부한 것이다. 김씨는 “매일 조금씩 5년간 모은 작은 돈이지만, 필요한 곳에 쓰이길 바란다”며 “다시 동전을 모아 5년뒤에 또 기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씨의 성금은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취약 계층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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