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워치 기능 추가와 관련, 의료계 전문가들은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AGEs 개념을 건강 관리에 활용할 경우 진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부정확한 측정과 부족한 질환 연계성 등으로 환자 치료예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가 위양성과 위음성이다. AGEs와 당화혈색소와 연관지어서 해석하는 방식으로 인해 병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불구 진료 받는 경우(위양성), 병에 걸렸음에도 불구 AGEs 결과만 믿고 진료를 받지 않는 경우(위음성)를 들 수 있다.
위양성·위음성 문제는 코로나19 당시 자가검사키트 사용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자가검사키트에서 음성으로 나온 코로나19 환자로 인해 방역시스템에 구멍이 생겼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했다.
그는 "민감도나 특이도를 정확히 알지 못해서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갤럭시워치로 위양성 사례가 발생하면 환자 입장에서는 진료비와 시간을 낭비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위음성 사례는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이 부분이 좀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당뇨의 경우 한 번 발병하면 그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기에 정확한 조기 진단과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대한내과학회 관계자는 "AGEs 개념은 임상에서 잘 쓰지 않으며, 활용 근거도 아직 희박하다"면서 "이를 측정하는 방식이나 수치 분석 등에 대해 과학적 합의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이런 과정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고혈당이 장기간 노출되면 우리몸이 한마디로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하는데, 고혈당에 의해 생기는 그 합병증을 설명하는 기전으로 AGEs를 이야기한다"면서 "이를 통해 혈당 측정 등 당뇨 진단을 대체하려는 것은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그는 의사와 환자 간 신뢰, 즉 환자의 진료 순응도에 영향이 갈 우려도 제기했다. 환자들이 AGEs를 맹신해 의사 진료 및 처방에 잘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환자들이 AGEs 수치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의료기관을 찾아오면, 대부분의 의사들은 이 개념 자체를 모를 수 있다"며 "당뇨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들이나 그 용어를 알고, 그게 아닌 의사는 생소할 것이기에 이걸 측정하고 모니터링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건강관리 플랫폼과 연속혈당측정기를 연계하는 시장을 갤럭시워치가 AGEs를 내세워 대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AGEs가 혈당측정과 어느 수준까지 인과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혈당측정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소비자에게 AGEs의 역할이 부풀려져서 알려진다면 오남용 우려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언팩 이후 브리핑에서 밝힌 바와 같이 비침습 혈당 측정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고, 원격 의료와의 연계도 시기 상조"라며 "생활 습관을 교정하기 위한 보조 지표로만 사용되는 용도라고 봐 달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