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최고 권위의 ‘에미상(Emmy Awards)’ 시상식이 올해는 이례적으로 연기됩니다.

에미상은 음악계 그래미상, 영화계 오스카상, 연극·뮤지컬계 토니상과 함께 미국 4대 시상식으로 손꼽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과 주인공 이정재, 이유미가 상을 받았습니다.

에미상 시상식이 연기된 건 지난 2001년 9·11 테러 여파로 시상식 날짜가 변경된 후 처음입니다.

22년 만의 일이죠.

올해 9월 18일 개최될 예정이던 2023 에미상 시상식은 내년으로 연기됐으며 아직 정확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에미상 시상식이 연기되는 이유는 혼돈에 휩싸인 할리우드의 파업 여파입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는 미국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과 영화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 회원들이 60년 만에 최대 규모 파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해당 조합 노조원들은 일은 물론 작품 홍보 활동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일정 자체가 연기된 겁니다.

할리우드의 중심축인 이들이 작품 활동까지 포기하면서 주장하는 건 다음과 같습니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대형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AI 배우를 도입하고,

여기에 자신의 외모나 목소리가 무단 도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디지털 초상권을 보호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죠.

미국작가조합도 동참했습니다.

이로 인해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상당수 작품 제작이 중단되는 가운데,

배우들까지 촬영 현장에 나오지 않으면서 할리우드 산업이 거의 마비된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맷 데이먼, 메릴 스트립, 마크 러팔로, 제니퍼 로렌스, 제시카 차스테인 등을 비롯해

톰 크루즈, 마고 로비 등 스타들도 뜻을 같이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