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와 조용한 럭셔리만 팔려..,‘구찌’ 매출 –14%

2019년보다 시장 규모 25% 커졌지만 수요 못 쫓아가

LVMH와 에르메스, 케어링그룹 등 명품 3대 그룹의 9월 말 마감 3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LVMH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매출을, 에르메스가 15.6%, 케어링그룹은 –13%를 기록했다.
 
외신들은 ‘광폭의 성장시대 마감’, ‘파티는 끝났다’ 등으로 3분기 실적을 평가했고, 블룸버그는 ‘에르메스와 조용한 럭셔리만 팔렸다’는 제목을 달았다.

 3대 명품 그룹의 판매가 얼마나 빠르게 냉각됐는지는 2분기 실적과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다른 그룹과 달리 3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한 에르메스의 경우 2분기 28%에서 15.6%로 감속됐고, LVMH는 17%에서 한 자릿수로, 케어링그룹은 2%에서 –13%로 폭락했다.

 구찌의 -14%를 비롯 생 로랑 –16%, 보테가 베네타 –13% 등 총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출이 지난해 3분기 51억3,700만 유로에서 이번 분기 44억6,400만 유로로 6억7300만 유로나 줄었다.
 
3대 그룹의 3분기 성적표는 에르메스 ‘상’, LVMH ‘중’, 케어링 ‘하’로 분류되지만 공통점은 세 그룹 모두 2분기 실적에 비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성장 둔화 배경은 중국 시장의 더딘 회복과 미국 수요 감퇴로 요약된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점도 제기된다. 최근 캐나다 왕립은행 RBC는 글로벌 명품 시장 경기가 내년에도 불안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명품 시장 규모가 지난 2019년보다 약 25% 커졌지만 수요가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열망 소비자(Aspirational Consumer)로 불리는 엔트리 레벨의 중산층, 특히 Z세대의 수요가 줄고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에 따른 수요 위축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몇 년 사이 럭셔리 시장이 얼마나 커졌는지는, 미국 글로벌 종합 부동산 개발 서비스 기업인 JLL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어림해 볼 수 있다.

세계 명품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미국 시장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9% 증가한 700억 달러 규모로 전체의 34% 비중을 차지했다. 그런데 지난 한 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미국 시장 점포 확장은 전년보다 두 배 늘어난 65만 평방 피트, 루이비통, 디올, 로에베 등의 LVMH그룹이 108개, 구찌의 케어링그룹 100개, 까르띠에, 몽블랑 등의 리치몬트그룹은 96개의 신규 매장을 냈다.

3분기 실적은 매장 수를 크게 늘려놓았음에도 손님은 줄어든 결과를 반영한다. 결국 과잉 투자로 속단할 수는 없지만 약 40%에 이르는 열망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명품 기업들의 무리한 성장 드라이브 마케팅이 한계를 맞고 있는 셈이다.

포브스는 미국 주요 도시에 새로 오픈한 럭셔리 매장들은 상당 시간이 흘러야 투자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LVMH 최고 재무 책임자 장 자크 귀오니가 3분기 실적을 설명하면서 언급한 ‘이제 명품 시장은 포스트 팬데믹 3년의 광폭 성장(Roaring Growth) 후 역사적 평균치에 접근하고 있다’는 말이 새삼 음미된다.




[출처] 어패럴뉴스(http://www.apparel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