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 의존 축소, 할인 판매 지양으로 선택 폭 크게 줄어
오프 프라이스 인기 편승, 비공식 리세일 네트워크 활용

몇 년째 호황을 누려온 글로벌 명품 경기가 꺾이면서 업계가 재고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보도했다.

글로벌 명품 시장은 고정 환율 기준으로 2022년 15% 성장에서 올해는 그 절반으로 떨어질 전망으로, 전통적인 독점성과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할인 판매 등을 기피해 왔던 이들이 절박해 보이는 모습을 피하면서도 재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명품 업계의 고민은 과거에 비해 재고 처리 방법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집약된다. 그들이 재고를 처리해온 오래된 방법 중 하나는 재고를 불태우는 것. 그러나 올해 초부터 EU가 재고 폐기물 소각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금기시되는 추세다.

명품 업계가 최근 몇 년간 할인 판매 축소와 함께 도매 의존을 줄이고, 가격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DTC 판매를 늘려온 것도 재고 처리 측면에서는 자승자박의 결과가 됐다.

DTC 강화를 위해 도매 의존도를 줄였다, 재고가 쌓이자 다시 도매를 늘린 나이키와는 사정이 다르다. 도매 창구 부활이 나이키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명품 브랜드들은 심지어 백화점 이벤트를 통제하고 백화점에 자체 매장을 열어 재고나 가격을 통제해왔다는 것이 미국 매체들의 지적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명품 업계가 재고 처리를 위한 차선의 방법으로 오프 프라이스 아울렛(Off-price Outlet)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상당량의 재고 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브랜드들에 가격 재량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다른 재고 처리 수단으로는 비공식 리세일 네트워크가 꼽힌다. 재고 상품을 구매한 후 지역별 가격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챙겨온 폐습이다.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이같은 관행을 근절하려고 노력해왔지만 최근 들어 브랜드들이 직접 리세일러에 재고 상품을 넘기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에르메스와 같은 최정상 브랜드들은 예외겠지만 중간 가격대 수준 명품 시장이 혼탁해질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출처] 어패럴뉴스(http://www.apparelnews.co.kr/)